얼마 전 택시 기사 하셨던 분이 수십 년 전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고 장기 투자하여 부자가 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. 삼성전자로 장기 투자해서 부자가 된 이 분은 운일까 실력일까?
또 어떤 분은 금융전문가인 것 같은데 오로지 삼성전자만 매수 매수 매수만 주장한다.
다른 주식은 살 필요도 없다고 대 놓고 이야기한다.
주가가 떨어져서 누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이렇게 말한다.
더 사라고. 또 사라고. 계속 사라고 말한다.
너무 답변이 간결하고 깔끔하다.^^
이 분은 주식의 실력자일까? 아님 이 분도 우연히 삼성전자를 장기 투자해서 부자가 되고 유명해진 것일까?
아니 뭐 그냥 시가총액 1위 주식을 다 사라 고만하는데 사람들이 열광하고 이로 인해 스타가 되고 책을 쓰고 유튜브를 하고 참 신기한 세상인 것 같다.
당연히 주가 떨어지면 고민을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렇게 걱정할 마인드면 당장 팔아버리라고 냉정하게 말하면서
마치 주식 마인드 자체가 아예 썩은 것처럼 꾸짖는다.
너무나 안정적이고 영원한 비즈니스인 것 같다.
떨어지면 매수하라고 하고 올라가면 거 봐 삼성전자 올라가잖아. 팔지 말고 홀딩.
내려가면 다시 매수하라고 하고 올라가면 거봐 역시 나야.
이건 초등학생도 할 수 있지 않을까?
또 어떤 분은 죽어도 팔지 말고 매수만 하라고 한다.
아니 팔아야 돈을 버는데 매수만 하라고 한다. 매수할 돈이 없는데?
무조건 노후만 대비하는 게 목적이라면 정말 그런 사람만 주식을 해야 하는 건가 묻고 싶다.
주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투자자들은 모두 주식을 잘 못하고 있는 것이라 폄하한다.
이 분은 실력자일까 아님 행운으로 이런 자리에 오른 걸까?
만약 비트코인 가지고 계속 사라고 했다가 반토막 났을 때 또 사라고 하면 욕을 바가지로 했을 터인데 삼성전자이니 사람들이 그냥 아무 말도 못 하는 것 같다.
삼성전자 주가 떨어져서 속상한 개인들이 엄청 많은데 이걸 또 이용해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이리 많으니 참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.
수십 년 전 기억을 더듬어 보면, 그 당시 삼성전자의 인기는 없었다.
최고의 인기주는 단연코 금융주였다.
쉽게 말해 은행주 시대였다.
이 시기에 삼성전자를 샀다면 두 가지 중에 하나인데 미래를 내다보는 엄청난 혜안을 가졌거나
아니면 그냥 운이 좋은 것이다.
자꾸 일등주를 매수했다고 강조하는데 그 당시 삼전은 일등 주가 아니었다.
만약 한국전력을 장기 투자했다면 지금 망했을 것이다.
그 당시 금융주를 사고 한전을 산 사람들은 실력이 없는 사람들이었을까?
십 년 전에는 조선주가 난리였다. 현대중공업, 현대미포조선, STX 조선해양 이런 주식들은 100배를 올랐다.
이 때는 뉴스에 현대중공업(현재 한국조선해양) 근로자가 수십 년을 월급만 받으면 주식을 상당액을 매수해서 큰 부자가 되었다는 뉴스가 큰 화젯거리였었다.
만약 지금도 조선주가 계속 그 위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 그분이 유명한 스타가 되었을 것인데 이제 조선주는 화제가 되지 않는다.
이 분이 지금도 조선주를 가지고 있을지 매도했을지는 모른다. 그런데 만약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면 최고점에 못 팔았으니 실력이 없는 걸까?
나중에 다시 오르면?
미래에 주가가 현재 대비 많이 올라서 만약 그때까지 이 분이 팔지 않았다면 그리고 세상에 알려진다면 이 분은 다시금 스타가 되지 않을까?
그럼 다시 이분의 주식 실력은 대단하다고 평가해야 맞을까?
가만히 보면 주식 실력과 행운을 헷갈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.
로또가 당첨되면 100% 행운이라 생각하면서 주식은 수익 내면 100% 실력이라 생각한다.
무조건 특정 종목 한 가지에 몰빵투자를 하게 되면 위험한 것이 당연지사인데 운이 좋아서 큰 수익을 낸 것을 마치 자신이 엄청난 내공을 갖고 있는 것처럼 과시하면 안 된 다는 것이다.
불과 5~6년 전만 해도 카카오 사라고 하면 거들떠도 안 봤다. 카카오가 사람들 피를 말렸던 주식이라면 지금 주린 이들은 믿지 못할 것이다.
삼성전자가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주식을 장담하면 안 되며 항상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분산 투자해야 한다.
이건희 회장님도 생 전에 삼성의 십 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우리 같은 개미가 무슨 장담을 하겠는가?
90년대에 대우그룹이 망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 아무도 없다.
그 수많은 건설주들이 연기처럼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 사람도 아무도 없다.
주식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하락장이 오면 절대 수익을 낼 수 없다.
주식하는 데 있어서는 시장이 따라줘야 되고 나에게 운도 작용해 줘야 한다.
운칠기삼'(運七技三)
주식하는 사람들은 꼭 겸손해야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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